정신증의 인지행동치료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for Psychosis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Schizophr Res. 2022;25(1):10-16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2 April 26
doi : https://doi.org/10.16946/kjsr.2022.25.1.10
Department of Social Psychiatry and Rehabilitation, National Center for Mental Health, Seoul, Korea
강시현orcid_icon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사회재활과
Address for correspondence: Shi Hyun Kang, Department of Social Psychiatry and Rehabilitation, National Center for Mental Health, 127 Yongmasan-ro, Gwangjin-gu, Seoul 04933, Korea Tel: 02-2204-0110, Fax: 02-2204-1490 E-mail: drshe@hanmail.net
국립정신건강센터 임상연구사업(2021-01)으로 지원된 연구임.
Received 2021 December 6; Revised 2022 January 11; Accepted 2022 January 25.

Trans Abstract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for psychosis (CBTp) is recommended by the National Treatment Guidelines in both the U.K. and the U.S. Consistent reports of moderate effect sizes have led to such interventions being suggested as part of routine clinical practice. However. Access to CBTp is poor due to a variety of factors, including training and resources. Therapeutic developments should be based on the theoretical understanding of cognitive models and psychological process associated with stress-vulnerability model. Cognitive models of psychosis incorporate the role of negative core beliefs, hypervigilance for threat, scanning for confirmatory evidence and safety behavior. The current evidence about CBTp is reviewed regarding various methods such as low-intensity of CBTp, different formats of therapy (e.g., individual or group), and phase of illness (e.g., acute or treatment-resistant) of subjects. This review suggests that that patients with psychosis with various disease phase need to be derived more benefit from appropriate adjunctive CBTp.

서 론

정신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심리치료는 1952년 증례 보고[1] 이후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다가 1980년에 이르러 임상연구가 진행되었다. 초기의 행동기법은 정신병적 증상 조절을 목표로 하였고, 조현병에 대한 전통적인 정신의학적 관점의 범위 내에서만 시행되었다. 1990년대 중반에 정신증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for psychosis, CBTp)에 대한 소수의 임상시험이 주로 영국에서 시행되었고, 이를 근거로 대규모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진행되었다. CBTp는 평가(assessment), 공식화(formulation), 정신증상 작업(working with psychotic symptoms), 정상화 해석(normalizing techniques), 재발 방지(relapse prevention)에 초점을 둔다.

CBTp는 정신병적 증상의 감소뿐 아니라 삶의 질과 자존감 향상, 기능 수준과 기분 향상, 대처기술 개발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2,3]. 이에 반해 CBTp가 다른 심리치료와 비교했을 때 직접적인 치료적 이득이 없다고 보고한 Cochrane 리뷰[4]와 메타분석 연구[5]도 있지만, CBTp의 여러 메타분석 연구는 중등도의 치료효과가 있음을 일관되게 보고하고 있다[6,7].

임상에서 CBTp의 낮은 활용률은 숙련된 의료진 부족, 제공되어야 할 의료서비스 중 낮은 우선 순위, 개입보다 모니터링 위주의 정신증 진료 서비스 등 여러 요인8)과 관련되어 있다.

임상에서 CBTp 활용을 증가시키기 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며, 그 일환으로 CBTp의 이론적 배경과 치료적 접근 방향, 그리고 치료 형태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의 이해가 필요하다. 본 고찰 연구는 정신증의 심리적 취약성 및 스트레스와 관련된 인지 모형을 살펴보고 주요 정신증상에 대한 인지적 접근 방식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아울러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는 CBTp의 임상연구에 관한 근거를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정신증 양성증상의 인지 모형

정신증의 양성증상에 대한 인지 모형은 Garety 등[9]과 Morrison [10]이 제시한 두 이론을 기반으로 한다. 이 모형들은 공통적으로 부정적인 핵심 믿음(negative core belief), 위협에 대한 과잉각성(hypervigilance for threat), 확증적인 증거에 대한 세밀한 탐색(scanning for confirmatory evidence), 안전 추구행동(safety behavior)들을 포함한다. 정신병적 증상의 발현은 환자들이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되고 이 경험을 해석하는데 관여하는 여러 다양한 요인으로부터 기원한다고 여겨진다. 환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부정적이고 위협적이며 외부적인 것으로 해석하게 되며, 과잉각성과 안전추구행동을 초래하게 된다. 가령, 환청을 듣는 경험을 했을 때, 이에 대한 인지적 해석을 수면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마귀가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자신에게 말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서로 다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다.

두 모형의 치료적 의미에 비슷한 점은 있으나, 이론적으로 구분되는 점은 정신병적 증상의 경험을 본질적으로 정상 영역의 일부로 간주하는지, 아니면 생물학적 이상으로 인하여 초래되는 현상으로 간주하는지 여부이다. Garety 등[9]은 정신증 발생이 유전적 취약성에 기인한다고 보는 반면, Morrison [10]은 정신병적 증상의 정상적인 정도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정신병적 증상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해석 방식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Morrison [10]은 특히 침습적 생각(intrusive thought)이나 침습적 이미지(intrusive image) 등 침습적 경험(intrusive experience)의 역할에 초점을 둔다. 하지만 이 두 모형은 공통적으로 환자가 자신이 겪은 정신병적 경험을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정신병적 설명에 도달할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정신증의 심리적 취약성

조현병 환자는 좋은 일에 대한 칭찬은 사소하게 받아들이고, 나쁜 일의 발생을 자신의 개인적인 책임으로 받아들여 자신을 비난하는 인지 왜곡과 관련된 사고 과정을 갖는다[11]. 외현화와 개인화는 마음이론(theory of mind) 결핍과 관련되며, 이러한 결핍은 타인의 입장과 처지를 이해하는 공감능력 장애를 의미한다. 이런 증상은 진짜 자신과 이상화된 자신 사이의 불일치를 줄이기 위하여 편집증적 사고를 방어적으로 혹은 적응적으로 사용함으로써 환자 본인에게 도움이 될 여지도 있다. 조현병 환자는 잘못된 일을 외부 탓으로 전가함으로써 자존감을 지킬 수 있다. 일부 환자는 우울이나 불안 등의 부정적 감정을 느끼지 않거나 자존심의 상처를 피하기 위하여 환각이나 망상 등을 만드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자신이 쓸모 없고 사랑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하여 과대 망상에 집착할 수 있다. Morrison [10]은 환청 등의 양성증상은 환자가 조절할 수 없는 침습적 사고로 간주하였고, 이 사고를 오해석하는 심리적 취약성으로 인하여 고통이 발생한다고 주장하였다.

편집 망상 환자는 부족한 정보만으로 결론을 내는 임의추론 경향 등의 인지 왜곡이 흔히 동반되며, 그런 결론을 다른 사람들보다 강하게 고수한다[12]. 환청과 불안 증상을 처음 겪는 환자들이 증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어떻게든 이해해 보려고 하는 과정에서 망상이 형성될 수 있다. Chadwick 등[13]은 조현병 환자가 타인과 자신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음을 보고하였고, 이런 특징은 유전적 취약성일 수도 있으나, 유년기 스트레스에 의한 것이거나 이들의 상호 작용의 결과일 수 있다고 하였다.

스트레스와 정신증

스트레스 사건은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며, 부모의 이혼이나 학대 경험 등 명백히 고통스러운 것도 있지만, 알코올 남용이나 이사를 하는 등 정신건강에 큰 영향이 없을 것처럼 보이는 사건들도 포함된다. 사람들이 특정 시기에 특정 상황에서 스트레스에 민감해지는 것은 과거에 경험했던 중요한 사건의 영향이 있다. 욕설이나 비난하는 내용의 환청으로 우울감을 느끼는 환자는 어린 시절 성적학대나 청소년기 집단 따돌림으로 인한 상처가 있는 경우가 흔하다. 어린 시절의 외상은 환각 증상과 관련이 있다[14]. 환청은 가해자의 목소리로 재현되거나, 가해자와 관련된 환시로 보이기도 한다. 그런 증상을 겪는 환자들은 재입원과 자살시도가 잦으며, 비난과 지시 형태의 환청이 있는 환자는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위험이 높다[15,16]. 조현병으로 인하여 취약한 환자들은 폭력이나 성폭행 같은 부정적인 사건을 경험하거나 반복적인 학대를 당할 우려가 있다. 이런 사건들이 정신증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더라도, 환각과 피해망상 등의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신증 환자에서 외상적 사건의 유병율에 관한 대규모 역학연구가 보고되었다[17]. 하지만 아직까지 특정 외상과 특정 정신병적 증상과의 관련성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정신증 환자는 유년기에 부정적인 사건 경험을 통하여 부정적인 스키마를 형성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부정적인 스키마는 정신증의 인지 모형 중 한 요소이며[18] 증상의 내용과 관련될 수 있다[19]. 외상 사건에 대한 반응으로 정신병적 증상 발현의 기저가 되는 심리 과정에 대한 이해도 보고되었다. Steel 등[20]은 정신증에 취약성이 있는 사람은 스트레스 사건을 겪은 후 고통스러운 침습적 경험의 빈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접근법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모델[21]에 근거하며, 정신증에 취약한 개인은 외상 사건 중에 높은 수준의 데이터 기반 처리 과정(data-driven processing)에 관여되며, 그 결과 외상관련 침습적 기억을 빈번하게 겪게 된다.

스트레스-취약성 관련 인지행동 치료적 접근

조현병은 유전적 취약성과 더불어 이르면 임신 기간부터 노출된 다양한 환경적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병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의 취약성과 스트레스의 성격에 따라 망상 등 증상 내용에 영향이 있다. 환자들은 부정적인 스키마, 외상적 사건 혹은 여러 환경적 요인들의 영향으로 증상 발현이 시작된다.

환경적 스트레스뿐 아니라 정신증 경험에 대한 과도한 공포가 환자의 스트레스를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 하지만 편집 사고와 일시적인 환청 증상은 정신질환이 없는 일반인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정신병적 증상은 사람들에게 대체로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사람들은 환각과 망상 등과 관련된 갑작스러운 이상 경험을 하게 되면, 발생 가능성이 없는 일이 마치 발생할 것처럼 과도한 걱정을 하면서 불안, 불면, 정신적인 혼란 상태가 발생하고, 이런 과정이 환각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환자는 자신의 정신상태가 비정상이라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들과는 뭔가 본질적으로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면, 그런 자신을 대하는 남들의 반응이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면서 망상적 사고가 악화될 수 있다. 사람들이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게 되면 정상인들도 일시적으로 환각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과 관련된 정상화 해석(normalization approach)을 인식한다면, 환자는 자신이 스트레스 상황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잘 넘길 수 있도록 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정신병적 증상에 대한 정상화 해석

Romme와 Escher [22]는 정신의료영역 밖에서 환청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있고 환청을 일상 생활에 통합시키고 있다는 것을 보고하였다. 이를 근거로 환청과 협력해 나가는 정상화 해석이 형성되었고, 이는 환청을 근본적으로 고통스러운 경험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의 일부분으로 개념화하고 있다. 정신증 치료 초기에 이루어진 정상화 해석[23]은 정신병적 증상에 의한 불안 감소, 환각의 강도 감소뿐 아니라 환자와 의료진의 협력 관계를 강화시킨다. 한 연구[24]에 의하면 환청에게 절대적인 힘이 있다고 믿는 환자는 증상에 대하여 부적절한 대처방식을 행동화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런 경우 환자들은 우울과 무력감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에 반해, 환청에 대하여 적절한 대처방식을 보이는 환자들은 환청을 어린 시절의 잠재된 목소리나 성장 과정의 일부로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으며, 초심리학적 재능 등과 같이 덜 위협적인 방식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었다[22].

망상에 대한 인지행동치료도 정상화 해석에 근거하고 있다. 망상 치료는 망상의 내용이 아니라 망상으로 인해 환자가 겪는 고통 경감이 일차적인 치료 목표이다. Peters 등[25]은 정신증 환자의 망상적 믿음과 일반적인 종교적 믿음은 내용 자체만으로는 구분이 어렵다고 하였고, 조절 가능성(controllability)과 고통의 관점에서 구분된다고 주장하였다. 피해망상과 관련된 심리학적 과정은 추론 방식(reasoning style), 마음이론, 귀인 방식(attributional style) 등이다[26]. 이 연구에서는 피해망상적 믿음이 널리 퍼지고 정상 인구집단을 포함하여 연속선상에서 발생하는 방법을 강조하였다. 이 개념의 임상적 적용은 피해망상적 믿음은 불안장애와 관련된 과정과 동일한 기전으로 발생한다고 주장하였다. 즉, 과잉각성, 해석오류(interpretation bias), 안전추구행동 등이 기저의 위협적인 믿음을 지속시킨다고 설명한다. 사고주입망상이나 관계사고도 재앙화 사고의 주제로 흔히 발생하며 정상화 해석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신증 환자는 양성증상에 대처할 목적으로 안전행동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안전행동이란 정신병적 증상으로 인한 고통을 줄일 목적으로 환자 스스로 고안해낸 행동이지만, 대개 회피행동으로 인하여 환청 증상이 오히려 지속되거나 심해진다. 환청은 위험 신호로 인식되고, 환자는 위험에 맞서고 싶지 않기에 환청으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 자체를 모두 피하려 한다. 환자가 특정 상황에서 환청을 듣는다면, 그런 상황 자체를 적극적으로 회피하게 된다. 환자는 증상 회피를 위하여 안전행동을 시도하지만 이런 방식은 환청을 없앨 수 있는 기회 자체를 놓치게 하거나, 증상에 대한 습관적인 대처방식으로 고착하게 된다. 안전행동보다 더 나은 대처방식이 있을 때에 비로소 정신증 환자는 안전행동을 중단하는 것이 가능하다. 정상화 해석과 환청 일기 작성은 증상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하며, 안전행동을 서서히 줄이는 효과가 있고 정신병적 증상을 효과적으로 조절 및 관리할 수 있게 된다[11].

스트레스 요인과 관련된 치료적 접근 시 환자와 치료자 모두 과거의 외상 사건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대화하는 것을 불편해할 수 있다. 과거의 외상 사건을 파헤쳐서 심리적 고통이 되살아나면 정신병적 증상이 악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있을 수 있다.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치료적 개입 과정 중에는 정신병적 증상의 내용과 일치하는 외상 경험과 관련된 체계적인 사례 공식화를 활용하여 환자의 외상을 재평가하는 동시에 외상에 대한 환자의 고통과 그와 관련된 분노나 수치심 등의 부정적인 감정과 자신에 대한 무가치감 등의 부정적인 믿음을 해결하도록 다루어 주어야 한다. 스트레스 요인 그 자체보다는 스트레스 경험에 내재된 정신병적 증상에 대한 환자의 믿음이 가장 강력한 증상의 지속인자로 작용할 수 있으며, 그런 믿음이 환자의 고통을 가중시킨다[11].

정신증 환자가 자신의 취약성을 인정하고 과거의 스트레스가 취약성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발병했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정신증 환자의 이러한 이해는 혼란된 정신상태에 대한 의미를 재평가하고 자신이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고통스러운 정서의 이유를 인식한 후 스스로를 안심시켜 주며, 정신증에 대한 낙인 발생의 위험을 줄여준다. 이는 증상과 장애를 줄여주는 다양한 방법들, 가령 문제해결법, 환청에 대한 대처전략, 확고한 믿음을 시험해 보기 등과 같은 치료적 개입의 바탕이 된다[11].

일부 환자들은 조현병을 생물학적 질병으로 이해하면, 자신을 좀 덜 부끄럽게 여기고 정신병적 증상에 대한 조절감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측면의 인지치료에서 중요한 점은 비록 증상과 기능 장애가 지속되더라도, 증상에 대한 환자의 믿음을 환자 각 개인 별로 최적화된 긍정적이고 적응적인 신념체계로 바꾸어 주려는 지속적인 노력이다[11].

정신증 인지행동치료의 다양한 임상 연구 근거

CBTp의 임상연구 근거를 들기에 앞서 연구방법론의 질적 수준, 치료 목표 증상, 치료 형태 등 다양한 요인들이 연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3]. 방법론의 질적 수준이 높지 않은 오래된 연구나 표본 크기가 적은 연구는 효과크기가 큰 경향이 있다. 평가자 맹검이 이루어지지 않은 연구는 효과크기가 50%-100%까지 증가되어 있었다. 하지만 엄격히 통제된 연구에서도 0.4 정도의 중등도 효과크기가 관찰되었다. 효과크기는 정신증의 양성증상, 음성증상, 정동 증상, 사회기능 등의 목표 증상에 따라 대체로 비슷한 값을 보였다. CBTp의 주요 치료 목표 중 하나인 재발 예방과 관련하여, 한 연구에서는 포괄적 형태의 인지행동치료를 받은 보호자가 있는 환자들은 사회 기능과 망상에 대한 고통 영역에서는 치료적 이득이 있었으나 재발 예방에 대한 효과는 확인하지 못했다[27].

단기 또는 저강도 인지행동치료(Brief or low intensity CBTp)

단기 또는 저강도 CBTp는 표준 CBTp와 치료 기법은 동일하나, 6-10회기 프로그램을 4개월 이내의 비교적 단기간 동안에 시행하는 것으로 주로 정의되나[28] 연구마다 기준은 다소 차이가 있다. 단기 또는 저강도 CBTp는 비교적 적은 자원으로 임상 활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불안과 우울증상 치료에 16회기 미만의 저강도 CBT가 효과적이며, 영국의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linical Excellence (NICE) 지침[2]상 경도 및 중등도의 불안과 우울증상 치료에 권장되고 있다. 단기 CBTp에 대한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연구[29]에서 단기 CBTp가 일반적인 치료(treatment as usual)에 비하여 중등도의 효과크기가 있음을 보고하였다. 양성증상보다 음성증상에서 효과크기가 더 컸으며, 양성증상 중에서 망상이 효과크기가 가장 큰 것을 확인하였다. Hazell 등[30]의 체계적 고찰과 메타분석 연구에 의하면 16회기 미만의 저강도 CBTp는 일차 치료 결과인 정신병적 증상에서 치료 직후 및 추적 관찰 시 모두에서 유의한 효과가 있었다. 더불어 이차 치료 결과인 우울증상과 기능수준은 추적 관찰 시 유의한 효과가 있었다. 이에 저자들은 저강도 CBTp가 환자들의 치료 접근 기회를 넓힐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개인 대 집단 인지행동치료(individual vs. group CBTp)

여러 임상진료지침들은 조현병 치료에 개인별 CBTp 적용을 권장하고 있으며[2,31], Pitt 등[32]은 서비스 사용자 관점의 CBTp에서 회복은 증상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재건(rebuilding self), 삶의 재건(rebuilding life),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희망(hope for a better future)을 포함하는 환자 개개인별로 특이 과정이라고 보고하였다. 정신증의 개인별 CBTp와 관련된 질적 논문의 체계적 고찰 논문[33]에서 저자는 CBTp의 서비스 사용자 경험을 근거로 사용자 관점을 조사하였고,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CBTp 요소에 대한 결과를 보고하였으며, 이의 상위 3개 주제는 치료적 동맹(therapeutic alliance), 변화 촉진(facilitating change), CBTp 적용의 도전(challenges of applying CBTp)이었으며, 하위 6개 주제는 관계의 질(qualities of the relationship), 치료의 질(qualities of the therapies), 변화 기전(change mechanism), 회복 적용(applications to recovery), 모델 적용(applying the model), 개인적인 어려움(personal difficulties)이었다(Table 1).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for psychosis: themes generated from the thematic synthesis from service user’s experiences [33]

집단 CBTp는 실용적인 방식의 치료법으로, 이의 효과성에 대한 여러 연구들이 보고된 바 있다. Saska 등[34]은 발병 초기의 정신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장기간의 집단 CBTp는 개인별 CBTp만큼 효과가 있음을 보고하였다. Wykes 등[3]의 연구에 의하면 개인별 치료와 집단 치료 간에 효과크기에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지만, 집단 형태의 치료가 환자들의 군집효과로 인하여 치료 효능이 향상됨을 주장하였다. Owen 등[35]은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4회기 단기 집단 CBTp 효과에 대하여 대조군 비교 연구를 시행하였고, CBTp군에서 고통 감소, 자신감 증가 등의 치료 효과가 유의하게 지속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급성 및 치료 저항성 질병 병기에 따른 인지행동치료

정신증의 다양한 병기에서의 CBTp의 효과성에 대한 연구는 아직 충분히 시행되지 않았다.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만성 환자들을 대상을 하였다. 만성이 아닌 다른 병기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도 약간 있다. 일부 지침은 급성기에 CBTp를 시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2]. Lewis 등[36]이 시행한 연구는 최근 입원한 정신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5주-단기 CBTp를 시행하였고, 인지행동치료를 받지 않은 군에 비하여 인지행동치료를 받은 군에서, 비록 효과크기는 작지만, 좀더 신속한 증상 호전이 있음을 보고하였다.

치료 저항성 환자는 화학적으로 다른 두 가지 이상 항정신병약물을 충분한 용량으로 충분 기간 동안 치료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 반응이 없는 환자이다[37]. 지속되는 정신병적 증상으로 인하여 기능 저하가 동반된 정신증 환자는 약 20%-50%로 추정된다. 치료 저항성 양성증상이 지속되는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한 CBTp의 효과에 대한 메타분석연구 결과[38] 상, CBTp의 전반적인 치료적 이득은 치료 직후 양성증상과 일반 증상(general symptom) 영역에서 관찰되었고, 치료 효과는 추적 기간 동안 지속되었다. 이에 저자들은 충분한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정신병적 증상이 지속되는 환자들에게 CBTp가 도움이 된다고 제안하였다. 이 연구의 제한점은 다양한 형태의 CBTp를 동일하게 간주했다는 점과 치료 기간 및 각 치료 별 강조되는 요인들에 대한 세부적인 고려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각 병기 별로 CBTp의 어떤 요소가 환자의 증상 변화 유도에 가장 중요한지와 CBTp로 가장 도움을 받는 환자군의 특성 등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결 론

세계 각국의 임상진료지침은 CBTp를 조현병의 통상적인 치료로 적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CBTp는 정신병적 증상의 감소뿐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과 자존감 향상, 기능 수준과 기분 향상, 대처기술 개발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CBTp의 여러 메타분석 연구는 중등도의 치료효과가 있음을 일관되게 보고하고 있다. CBTp 치료 효능의 근거는 강력하지만, CBTp를 실제로 받는 조현병 환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임상에서 정신증 환자의 인지행동치료 활용을 증가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그 일환으로 CBTp의 이론적 배경과 치료적 접근 방향, 그리고 치료 형태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의 이해가 필요하다. 본 고찰 연구는 정신증의 심리적 취약성 및 스트레스와 관련된 인지 모형을 살펴보고 정신병적 증상에 대한 인지적 접근 방식을 고찰해 보았다. 정신증 환자에게 적절한 CBTp가 제공될 수 있도록 임상적 관심이 증대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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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for psychosis: themes generated from the thematic synthesis from service user’s experiences [33]

3 main themes 6 sub-themes Contents
Therapeutic alliance Qualities of the relationship - Engagement, collaboration
- Equality, being listened to
Qualities of the therapist - Continuity, reliability, flexibility
- Empathy, genuineness, non-judgement
Facilitating change Change mechanisms - Clear explanation of therapy
- Structured assessment to monitor progress
- Understanding difficulties through formulation
- Normalization, psychoeducation, homework
- Relapse prevention
Applications to recovery - Understanding/acceptance of experience of psychosis
- Being able to see alternative perspectives
- Learning new coping skills, changing behaviors, positive emotional change
- Social/functional improvement, independence
Challenges of applying CBT Applying the model - Difficult homework, challenged emotion
- Having to express difficult emotions
- Being coerced into having CBT under section
- CBT has limited gains
- Explanations contradictory to personal beliefs
Personal difficulties - Being ready for CBT
- Having to take responsibility for therapy
- Being able to open up and discuss difficulties
- Acknowledging problems
- Self-continuity throughout thera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