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외래 환자에 대한 가족 태도에 미치는 요인
Factors Affecting the Family Attitude Toward the Outpatients With Schizophre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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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Objectives
To identify various factors that might affect a high expressed emotion recognized by primary caregivers of the schizophrenic outpatients.
Methods
Of patients who had been receiving outpatient treatments at department of psychiatry of Dong-A university hospital, 154 patients with a DSM-V diagnosis of schizophrenia with stable symptoms and their primary caregivers were enrolled in this study. Family attitude (family attitude scale) was assessed through an interview with primary caregivers. In these patients, symptoms (brief psychiatric rating scale), problem behavior (behavior and symptom identification scale), general health status (shortform 36 health survey), recovery (recovery assessment scale), drug attitude (drug attitude inventory), insight (self-appraisal of illness questionnaire) were assessed through a self reporting questionnaire. Multiple regression analysis were performed in consideration of 15 factors (age, sex, the level of education, marital status, job status, age of onset, duration of illness, number of hospitalization, chlorpromazine equivalent dose, symptoms, problem behavior, general health status, recovery, drug attitude, insight) as explanatory variables for a family attitude.
Results
On a multiple regression analysis, the following five factors were found to be significant explanatory variables for a family attitude that is experienced by primary caregivers of the schizophrenic outpatients: job status, duration of illness, number of hospitalization, problem behavior, and drug attitude. A coefficient of determination for these five explanatory variables was 0.58. The high expressed emotion group had significantly higher number of hospitalizations and problem behavior, but lower employment, poorer genral health status, negative drug attitude, and lack of insight compared to the low expressed emotion group.
Conclusion
Our results showed that five factors such as job status, duration of illness, number of hospitalization, problem behavior, and drug attitude were found to be significant explanatory variables for family attitude that is experience by primary caregivers of the schizophrenic outpatients. Because these five variables account for 58% of total family attitude, however, further studies are needed to identify other factors that might affect a family attitude.
서 론
조현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장기간 다양한 증상과 사회기능 장애를 보이고 병의 경과도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기에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도 심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1]. 미국과 서구 유럽 선진국에서 조현병 환자 가족이 겪는 고통과 부담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된 것은 탈원화가 진행된 1970년대 이후이다[2]. 탈원화 운동으로 오랫동안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던 조현병 환자들이 대거 지역사회로 쏟아져 나왔지만, 그들을 관리할 준비가 부족하였기에 결국 가족이 환자를 돌볼 책임을 떠맡게 되었고 그것이 가족에게 커다란 부담을 안겨 주었다[3]. 탈원화가 거의 완료된 나라에서는 장애가 심한 조현병 환자들은 대부분 가족과 떨어져 주거시설에서 생활하며,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 서비스와 경제적 지원은 국가가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주거시설을 포함하는 다양한 지역사회 지지 서비스가 매우 부족하여 대부분의 환자들은 집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조현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돌보아야 하는 책임을 가족이 안게 되면 그만큼 가족 부담이 증가하기에[4], 국내 정신보건 상황에서는 탈원화가 완료된 외국 선진국보다 환자의 가족이 더 많은 부담을 지게 된다.
조현병 환자의 가족 부담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주제는 환자가 보이는 증상과 가족 부담과의 연관성에 관한 것으로, 대부분의 연구에서 증상의 심한 정도 및 빈도가 가족 부담의 주요 예측요인임을 보여준다[5-7]. 증상의 형태와 가족 부담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음성증상이 높을수록 가족 부담이 높다는 보고[8]가 있고, 양성증상과 연관 있다는 연구[9]도 있으며, 양성 및 음성증상 모두 가족 부담과 연관 있다는 결과[10,11] 도 보고된다. 환자 또는 가족의 사회인구학적 특성[12-14] 혹은 환자의 유병기간이나 재발 빈도와 같은 임상 요인[10,15]과 가족 부담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도 많이 보고 되는데 그 연구 결과는 일치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보고된 조현병 환자의 가족 부담에 관한 연구로는 환자의 가족과 형제들이 느끼는 부담[16], 조현병 환자의 가족 부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연구[17,18] 등이 있다.
정신과 영역에서 가족 부담이란 가족이 환자를 돌보는 동안 치르게 되는 다양한 심리적·사회적·경제적 대가를 의미한다[19]. 가족 부담과 비슷한 개념으로 환자에 대한 가족 태도가 있는데 그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표출감정(expressed emotion)이다. 표출감정이란 환자의 보호자가 환자에게 비판적이거나, 적대적이거나, 감정적 과잉개입을 하는 것을 말한다. 1959년에 Brown 20) 이 표출감정에 대한 이론적 개념을 처음 제시한 이후로 가족의 표출감정이 조현병 환자의 치료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연구가 오랜 기간 광범위하게 진행되었다. 그 결과는 반복적으로 환자에 대한 가족의 표출감정은 환자의 재발을 예측하는 주요 인자라는 것이 밝혀졌다[21,22].
조현병 환자 가족의 환자에 대한 표출감정은 나라와 문화권에 따라 다른데, 특히 탈원화가 완성된 나라와 탈원화가 진행되지 않은 나라 간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23]. 탈원화를 정의하는 기준 중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주거시설의 유무다. 집이 아닌 지역사회 내 위치한 주거시설에서 생활하는지가 탈원화의 완성 여부를 결정 짓는다. 게다가 조현병을 앓고 있는 환자와 함께 생활하는 가족과 떨어져서 생활하는 가족 간에도 가족의 표출감정 수준은 유의한 차이가 있다. 이런 차이가 나는 이유는 환자와 함께 생활하는 가족의 경우 환자와 따로 생활하는 가족에 비해 느끼는 고통 수준이 유의하게 높고[24], 가족이 고통을 느낄수록 환자에 대한 표출감정을 유발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25].
조현병 환자 가족의 표출감정이 환자의 재발을 유발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환자의 어떤 요인이 가족에게서 표출감정을 유발하는가에 관한 연구는 드물다. 현재까지는 증상 및 사회기능과 표출감정과의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가 보고된다. Smith 등[26]은 조현병 환자의 가족에서 높은 표출감정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이는 것은 환자의 사회기능으로 그중에서도 특히 독립성과 대인관계 기능이고, 증상의 심한 정도와는 연관성이 없으며, 증상보다는 환자의 문제행동이 높은 표출감정을 유발한다고 하였다. Scazufca와 Kuipers [27] 역시 조현병 환자 가족의 높은 표출감정은 환자의 증상과는 연관성이 없고 환자의 기능 수준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인다고 한다. Boye 등[28]은 가족에게 고통을 안겨줌으로써 표출감정을 유발하게 하는, 표출감정의 예측요인은 PANSS로 평가한 증상이 아니라 환자가 보이는 문제행동이라고 하였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탈원화가 진행되지 않아서 지역 사회보다는 병원 중심의 치료를 하는 일본에서 시행된 연구 결과도 비슷한데, 조현병 환자 가족을 대상으로 표출감정이 높은 군과 낮은 군으로 나누어 비교한 결과 두 군 간에 환자의 증상에서는 차이가 없고 사회기능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29]. 현재까지 조현병 환자 가족의 표출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해서는 환자의 기능과 증상을 중심으로 그 연관성이 보고되었지만, 그 외 환자의 다른 요인과 표출감정과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는 현재까지 보고된 바 없다. 국내에서는 조현병 환자의 가족이 표출감정을 어느 정도 보이는가에 관한 연구가 있다[30,31].
본 연구의 목적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조현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가족에게서 높은 표출감정을 유발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조현병 환자의 가족에게 높은 표출감정을 유발할 것으로 생각되는 다양한 환자 요인들, 예를 들면 사회인구학적 요인(나이, 성별, 학력, 결혼, 직업 유무), 임상 요인(발병 나이, 유병 기간, 입원 횟수, 복용 약용량, 증상, 문제행동,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 회복 의지, 약물치료에 대한 태도, 병식) 중에서 환자에 대한 가족의 표출 감정의 예측변수를 알아보려고 한다. 다른 하나는 조현병 환자의 주 보호자를 대상으로 환자에 대한 표출감정이 높은 군과 낮은 군으로 나눈 후 두 군 간에 차이를 비교하기 위함이다.
방 법
대 상
동아대학교병원 정신과에서 외래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중에서 DSM-5 진단기준[32]에 따라 조현병으로 진단된 환자 154명과 가족 중 집에서 환자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주 보호자 154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주 보호자는 환자 한 명당 한 명의 보호자를 선정하였다. 대상 환자들은 증상이 안정되어 외래치료를 받고 있는 조현병 환자들로 본 연구의 의미를 이해하고 검사에 협조하는 환자들이었다. 배제 기준은 경련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지적 장애 환자, 기질성 뇌 질환을 앓은 병력이 있거나 의심이 되는 환자, 그리고 알코올이나 약물 의존으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 그리고 나이가 20세 미만과 60세 이상인 환자 등이었다. 본 연구는 동아대학교병원 기관윤리심의기구의 승인을 받았으며(000000-18-213), 모든 대상 환자들과 주 보호자들에게 본 연구에 대해 설명한 후 참여 동의를 받은 후에 진행하였다. 환자와 주 보호자로부터 연구에 대한 동의는 담당 의사가 받았다.
환자에 대한 주 보호자의 표출감정은 담당 의사가 주 보호 자와의 면담을 통해 평가하였다. 대상 환자들의 사회인구학적 요인과 임상 요인, 정신병리는 담당 의사가 면담을 통해 평가하였고, 행동 및 증상,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 회복 의지, 약물치료에 대한 태도, 병식은 설문지를 통해 평가하였다. 설문지는 환자에게 그 내용과 시행 방법을 설명한 후에 집에 가서 작성해서 갖고 오도록 하였다.
방 법
높은 표출감정군과 낮은 표출감정군 분류
조현병 환자 가족의 표출감정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검사 도구는 Camberwell family interview [33]이다. 그러나 이 평가도구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면담자의 훈련이 필요하고 게다가 한 사람을 면담하고 채점하는데 적어도 4-5시간 걸리는 데다 타당성 있는 평가를 위해서는 적어도 가족 구성원 두 명을 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척도가 가족태도척도(family attitude scale) [34]이다. 이 척도는 한 환자에 대한 가족의 감정적 태도를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30개 문항으로 구성된 자가 보고형 척도다. 조현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 대해 가족 구성원이 얼마나 허용적이고 이해를 잘하는지, 반대로 얼마나 비판적이고 적대적인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각 문항은 5점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0은 ‘전혀 아니다’이고 4는 ‘항상 그렇다’이다. 이 척도에서 1번, 9번, 12번, 15번, 16번, 20번, 21번, 24번, 28번, 30번 문항은 채점 시 역으로 계산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환자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가 심한 것으로 해석한다.
본 연구에서는 자가 보고형 척도인 가족태도척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환자의 주 보호자를 대상으로 면담형식으로 평가하였다. 먼저 이 면담의 목적을 설명하고 질문에 대해 전혀 아니다, 아주 드물게 그렇다, 때때로 그렇다, 자주 그렇다, 항상 그렇다 중에서 선택하여 대답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예를 들면 첫 번째 문항은 ‘내 곁에 (그/그녀)가 있어 좋다’인데, 조현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이름이 000이고 면담 대상자가 환자의 어머니라면 “모친 곁에 00씨가 있어 좋습니까?”라고 바꾸어 질문하는 식으로 평가하였다. 면담 대상자가 환자의 아버지일 때는 부친으로 바꾸어 질문하였고, 배우자나 형제자매 경우에는 그에 맞추어 질문하였다. 면담은 환자의 담당 의사가 시행하였고 30개 문항의 면담 시간은 대략 20-25분 정도 소요되었다.
높은 표출감정군과 낮은 표출감정군의 분류에 필요한 최적 절단점(cut-off value)를 구하기 위해 ROC 분석을 하였다. 표출감정을 판별하는 데 있어 약물치료에 대한 태도가 0.703으로 판별력(AUC)이 가장 높았고 cut-off value는 16점으로 나타나 약물치료에 대한 태도에서 16점 이상일 때 표출감정이 0의 값을 가지고, 16점 이하일 때 1의 값을 가진다고 판별할 수 있었다. 약물치료에 대한 태도에서 16점에 해당하는 점수가 표출감정에서는 74점이기에 74점보다 높으면 높은 표출감 정군으로 74점보다 낮으면 낮은 표출감정군으로 분류하였다(그림 1).
평가 척도
정신병리
18개 문항으로 구성된 간이정신병리척도(Brief psychiatric rating scale) [35]를 사용하여 정신병리 정도를 평가하였다. 7점 척도로 평가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증상이 심하다고 해석한다. 본 연구에서는 BPRS 총점과 5개 요인 점수, 즉 사고 장애(thought disturbance), 철퇴/지연(withdrawal/retardation), 불안/우울(Anxiety /depression), 적대/의심(Hostility/ suspiciousness), 흥분(Excitement) 요인 점수를 비교하였다[36].
행동 및 증상 평가 척도(Behavior and symptom identification scale, BASIS-32)
이 척도는 환자의 관점에서 정신과 치료 결과를 평가하기 위해 Eisen 등[37]이 개발한 척도다. 정신과 환자가 생활하면서 경험할 수 있는 주요 증상과 기능면에서의 어려움, 즉 문제행동을 파악하기 위한 자가 보고형 질문지로 ① 어려움이 없다, ② 약간 어렵다, ③ 꽤 어렵다, ④ 매우 어렵다, ⑤ 아주 심하게 어렵다의 5점 척도로 평가한다. 척도는 총 32개의 문항으로 자신과 타인과의 관계, 우울 및 불안, 일상생활과 역할기능, 충동적 및 중독성 행동, 정신병적 증상 등의 5개 소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증상과 기능으로 인한 문제행동을 보인다고 해석한다. 본 연구에서는 Bae 등[38]이 신뢰도와 타당도를 검사 한 척도를 사용하였는데, 내적일치도는 Cronbach’s α=0.93이었고 검사-재검사 신뢰도는 r=0.81 (p<0.01)이었으며 구성타당도는 5개의 요인이 전체 변량의 63.14%를 설명하였다.
전반적 건강 상태 평가
조현병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는 Ware와 Sherbourne [39]가 개발한 36개 문항으로 구성된 단축형 간이 건강 설문지(Short-Form 36 Health Survey, SF-36)를 사용하여 평가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Koh 등[40]이 표준화한 척도(SF-36-K)를 사용하였는데, 신뢰도는 SF-36-K의 8개 소영역의 Cronbach’s α 계수는 0.85-0.51이었고 타당도는 8개 요인이 총 분산의 62.4%를 설명하였다. 이 척도는 기능 수준(functional status), 안녕 수준(well-being), 전반적인 건강평가(overall evaluation of health) 등 3개의 대영역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것은 다시 9개의 소영역으로 나누어 총 36개 문항 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신체기능(physical functioning), 신체 건강에 의한 역할 제한(role limitation due to physical health status), 신체 통증(bodily pain), 사회기능(social functioning), 정신건강(mental health), 정서적 문제로 인한 역할 제한(role limitation due to emotional problems), 활력, 에너지 또는 피로(vitality, energy or fatigue), 전반적 건강 지각(general health perception) 등 8개의 소영역을 측정한다. 나머지 한 항목은 건강 상태의 변화를 조사한다. 건강 수준을 평가하는 8개의 소영역은 문항에 따라 그렇다/아니다, 3점 척도, 5점 척도, 6점 척도로 평가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각 영역의 건강 상태가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복의지
연구에 참여한 조현병 환자들의 회복에 대한 의지는 한국판 회복평가척도(Recovery Assessment Scale)를 사용하여 평가하였다. 척도의 이름은 회복평가척도이지만 그 내용을 보면 회복하려는 의지가 얼마나 많은지를 평가하는 척도이다. 이 척도는 Corrigan 등[41]이 개발하였고 Lim 등[42]이 표준화하 였다. 이 척도는 24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5개의 세부 요인으로 나누어진다. 요인 1 (9개 문항: 문항 7-14, 21)은 ‘개인적 자신감과 희망’, 요인 2 (3개 문항: 문항 18-20)는 ‘도움을 요청하려는 의지’, 요인 3 (5개 문항: 문항 1-5)은 ‘목표와 성공 지향성’, 요인 4 (4개 문항: 문항 6, 22-24)는 ‘타인을 신뢰하고 의지하기’, 요인 5 (3개 문항: 문항 15-17)는 ‘증상에 압도되지 않기’이다. 한국판 회복평가 척도의 신뢰도 검사에서 내적일치도는 0.92, 검사-재검사 신뢰도는 0.79였고, 구성타당도는 5개의 요인이 전체 변량의 62.476%를 설명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수정한 회복평가척도[43]를 사용하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회복 의지가 강한 것으로 해석한다.
약물치료에 대한 태도
약물치료에 대한 환자의 반응은 복용약에 대한 태도 척도(drug attitude inventory) [44]로 평가하였다. 이 척도는 30개 문항 혹은 10개 문항으로 구성된 두 가지 척도가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30개 문항 척도를 이용하였다. 전체 문항에 대한 신뢰도는 0.93 (p<0.001)이었고 타당도는 7개 요인중 2개 요인만으로도 총 분산의 71.5%를 설명하였다. 이 척도는 그렇다-아니다로 평가하는데 본 연구에서는 그렇다는 1점, 아니다는 0점으로 하여 점수가 높을수록 약물치료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해석한다. 이 척도에서 2번, 5번, 6번, 8번 문항은 채점할 때 역으로 계산한다.
병식 평가
병식은 병에 대한 자가평가 질문지(self-appraisal of illness questionnaire) [45]를 이용하여 평가하였다. 이 척도는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이 자신의 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알아보기 위한 척도다. 전체 문항에 대한 신뢰도는 coefficient α=0.83이었고 타당도는 3개 요인이 총 분산의 56.3%를 설명하였다. 이 척도는 17개의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요인분석 결과 치료의 필요성, 걱정, 예후의 3개 요인으로 나누어진다. 채점은 ① 정말 그렇다, ② 그렇다, ③ 아니다, ④ 전혀 아니다의 4점 척도로 평가한다. 문항 2, 3, 4, 5, 6, 7, 8, 9, 13, 14, 17은 역으로 계산한다. 점수가 낮을수록 병식이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복용 약 종류와 용량 비교
대상 환자들이 복용하는 항정신병약의 종류는 모두 여덟 가지였다. 154명의 환자 중 대부분이 한가지 종류의 항정신병 약을 복용하고 있었지만, 일부 환자(6명, 3.90%)에서는 두 가지 종류의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이 경우에는 주 처방약만을 선택하였다. 각 군간 복용 약용량을 비교하기 위하여 Chlorpromazine 기준으로 약용량을 전환하였다[46].
자료 분석
통계분석은 IBM SPSS Statistics for Windows, version 27.0 (IBM Corp., Armonk, USA)을 사용하였고 유의수준은 p<0.05 (양측검증)로 하였다. 자료 분석은 변수들에 대한 기술통계학적 개요를 제시한 후에 표출감정과 관련있는 변인을 분석하기 위해 다중회귀분석(Multiple linear regression을 실시하였다 다중회귀분석에서 종속변수는 표출감정이고 독립변수는 나이, 성별, 결혼, 직업, 발병 나이, 교육 수준, 유병 기간, 입원 횟수, 약용량, 증상, 문제행동, 약물치료에 대한 태도, 회복 의지, 병식, 건강 상태 등이었다. 그다음에는 피어슨 상관계수를 통해 설명 변수들과 표출감정 척도 점수간의 상관성을 알아보았다. 마지막으로 높은 표출감정군과 낮은 표출감정군에서의 변수 비교는 독립표본 t-검정(independent t-test)을 이용하였고, 성별, 결혼 여부, 취업 여부 비교는 카이제곱 검증(chi-square test)을 이용하였다.
결 과
대상환자군과 주 보호자의 인구학적 요인, 임상 요인, 척도 검사 결과
대상 환자의 성별은 남자 64명(41.6%) 여자 90명(58.4%)이었고, 결혼상태는 기혼 25명(16.2%) 미혼 124명(80.5%), 이혼 5명(3.2%)였으며, 취업상태는 정규직 10명(6.5%), 부분 취업 24명(15.6%), 무직 120명(77.9%)이었다. 환자의 평균 나이는 38세, 교육 수준은 13.3년, 발병 나이는 27.3세, 유병 기간은 10.7년, 평균 입원 횟수는 2.7회, Chlorpromazine으로 전환한 평균 복용 약용량은 106.9 mg이었다. 면담을 통한 표출감정 평가에 응한 환자의 주 보호자는 전체 154명 중에 어머니 91명(59%), 아버지 27명(18%) 배우자 25명(16%), 형제자매 11명(7%)이었다. 주 보호자의 평균 나이는 58.9세였다. 환자군의 인구학적 요인과 임상 요인은 표 1에, 그리고 척도 검사의 평균과 표준편차 결과는 표 2에 제시되어 있다.
표출감정에 대한 다중회귀분석(표 3)
독립변수들 사이의 상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다중공선성을 분석하였으며 VIF는 1.170-2.861로, 지수 값이 10 이하로 나타나 다중공선성의 문제는 없었고, Durbin-Watson 통계량은 2.004로 2에 가까워 잔차의 자기상관은 없었다. 분석결과에 앞서 R-square값은 0.576으로 독립변수가 종속변수를 57.6% 설명력하고 있으며, F=9.489 p<0.001로 모형은 문제가 없었다. 분석 결과를 보면, 직업 여부(beta=-0.34, p=0.002), 유병 기간(beta=0.19, p=0.018), 입원 횟수(beta=0.25, p=0.003), 문제행동(beta=0.21, p=0.006), 약물치료에 대한 태도(beta=-0.25, p=0.003)가 표출감정에 유의한 관련성을 보였다. 이중 직업 여부, 약물치료에 대한 태도가 표출감정에 유의한 음(-)의 관련성을 보였다.
표출감정 척도 점수와 환자의 인구학적 임상적 요인간의 피어슨 상관계수
표출감정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인 요인으로는 사회인구학적 요인에서는 입원 횟수(r=0.40, p<0.001)와 직업 상태(r=0.43, p<0.001)였고, 임상 요인에서는 문제행동(r=0.21, p<0.001), 전반적 건강상태(r=-0.28, p<0.001), 회복 의지(r=-0.32, p<0.001), 약물치료에 대한 태도(r=-0.46, p<0.001), 병식(r=0.24, p<0.001)이었다.
높은 표출감정군과 낮은 표출감정군에서의 사회인구학적 요인 비교(표 4)
높은 표출감정군에 속하는 환자들은 낮은 표출감정군에 속하는 환자들에 비하여 입원 횟수(t=-4.39, p<0.001)가 유의하게 많았고, 직업 상태에서는 정식취업 혹은 부분 취업(χ2=15.552, p<0.001)의 빈도가 유의하게 적었다.
높은 표출감정군과 낮은 표출감정군에서의 임상 요인 비교(표 5)
1) BPRS를 이용하여 측정한 정신병리에서는 두 군간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 행동 및 증상 평가 척도 점수에서는 높은 표출감정군이 낮은 표출감정군에 비하여 총점(t=2.32, p=0.02)과 5개 소영역 중 4개 소영역 즉 자신 및 타인과의 관계(t=2.26, p=0.03), 우울과 불안(t=2.58, p=0.01), 일상생활과 역할기능(t=3.60, p<0.001), 충동적 및 중독성 행동(t=3.54, p<0.001)에서 점수가 유의하게 높았다. 그러나 정신병적 증상(t=0.19, p=0.85)에서는 두 군간에 차이가 없었다.
3) 단축형 간이 건강설문지를 통한 전반적 건강 상태에서는 높은 표출감정군이 낮은 표출감정군에 비하여 총점(t=3.57, p<0.001)이 유의하게 낮았다. 소영역중에서는 사회기능(t=2.03, p=0.04), 정신건강(t=6.61, p<0.001), 활력(t=4.21, p<0.001) 점수가 유의하게 낮았다.
4) 한국판 회복평가척도 점수에서는 높은 표출감정군이 낮은 표출감정군에 비하여 총점(t=3.05, p<0.001)이 유의하게 낮았다. 소영역중에서는 개인적 자신감과 희망(t=2.99, p<0.001), 목표와 성공 지향성(t=2.90, p<0.001), 타인을 신뢰하고 의지하기(t=2.22, p=0.03) 점수가 유의하게 낮았다. 그러나 도움을 요청하려는 의지(t=1.55, p=0.12)와 증상에 압도되지 않기(t=1.42, p=0.16)에서는 두 군간에 차이가 없었다.
5) 약물치료에 대한 태도 척도 점수에서는 높은 표출감정군이 낮은 표출감정군에 비하여 총점(t=4.47, p<0.001)이 유의하게 낮았다.
6) 병에 대한 자가평가 질문지 점수에서는 높은 표출감정군이 낮은 표출감정군에 비하여 총점(t=2.08, p=0.04)이 유의하게 높았다.
고 찰
조현병 외래환자들과 주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환자 가족에게 높은 표출감정을 유발하는 관련요인을 알아보기 위해 다중회귀분석을 시행하였으며, 직업 여부, 유병 기간, 입원 횟수, 행동 및 증상, 약물치료에 대한 태도가 환자에 대한 가족의 표출감정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련성이 있었으며, 이들 변인들이 환자에 대한 가족의 표출감정을 58% 설명하였다. 구체적으로 직업이 없을 때, 유병 기간이 길 때, 입원 횟수가 많을 때, 문제행동이 많을 때, 약물치료에 대해 부정적일 때 환자에 대한 가족의 태도가 부정적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다섯 가지 요인은 모두 가족 부담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환자가 약에 대한 부정적 태도 때문에 치료 약을 잘 복용하지 않으려 하고 그 때문에 재발하여 자주 입원하고 그런 과정을 오랫동안 반복하다 보면 가족은 자연스럽게 환자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게 된다. 게다가 취업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으면서 문제행동을 많이 보이면 가족과 충돌하게 되고 그에 따라 환자에 대한 가족의 부정적인 감정표출 역시 증가할 것이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조현병 환자의 사회기능과 문제행동은 가족의 표출감정과 유의한 연관성이 있지만 증상은 연관성이 없다고 보고된다[26-29]. 본 연구에서도 대상 환자의 주보호자를 표출감정이 높은 군과 낮은 군으로 나눈 후에 두 군에 속하는 환자들을 비교해 보니 두 군간에 BPRS로 평가한 증상에서는 차이가 없었고 대신 문제행동,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서 사회기능, 회복 의지, 약에 대한 태도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본 연구에서는 조현병 환자가 보이는 문제행동중 어떤 문제행동이 가족의 표출감정을 증가시키는지를 알 수 있었다. 문제행동 영역에서 가족의 표출감정이 높은 군에 속하는 환자들과 낮은 군에 속하는 환자들을 비교해 보니 5개 소영역 중에서 일상생활과 역할기능, 충동적 및 중독성 행동, 우울과 불안, 자신 및 타인과의 관계 순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정신병적 증상 영역에서는 두 군 간에 차이가 없었다. 일상생활과 역할기능 영역에 속하는 문항들을 보면 일상적인 생활하기, 집안일이나 직장 일(학교생활) 하기, 여가 시간 보내기,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생활하기, 의욕이나 감동이 없고 흥미 저하 등이다. 충동적 및 중독성 행동에 속하는 문항들을 보면 변덕스러운 기분이나 불안정한 기분, 강박행동, 음주, 화, 분노, 폭발 감정 조절하기, 충동 행동 등이 있다. 조현병 환자가 보이는 이런 문제행동들이 가족의 감정표출을 자극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정신병적 증상에서 두 군 간에 차이가 없었다는 점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정신병적 증상 영역에 속하는 문항으로는 혼란,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소, 혼동, 비현실적 사고나 비현실적 믿음, 환청이나 환시, 들떠있거나 이상한 행동, 성적 행동이나 성적 집착 등이다. 환자가 집에서 이런 행동을 보이면 가족이 당연히 심한 고통을 받을 수 있음에도 감정표출이 높은 군과 낮은 군 간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 점에 대해서는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본 연구에서 대상 환자가 증상이 안정된 외래환자라는 점이다. 18개 문항으로 구성된 BPRS에서 총점이 29.95 (표준편차 7.95)이고 3개 문항으로 구성된 정신병적 증상을 나타내는 사고 장해(thought disturbance)점수가 6.42점(표준편차 2.99)이라는 것은 대상 환자의 정신병리 수준이 아주 경한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 가능한 해석은 행동 및 증상 평가 척도의 문제점 때문이다. 이 척도는 지난 1주일 동안 환자가 경험했던 어려움 정도를 평가하는 것으로 만약 환자 상태가 안정되어 있으면 정신병적 증상을 경험할 가능성이 거의 없고 만약 상태가 심하면 입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향후 이 척도를 이용하여 가족 부담이나 가족이 겪는 고통을 알아보려고 할 때는 지난 1주일이라는 기간 대신 평소에 환자 자신이 각 문항에서 어느 정도 어려움을 경험하는지를 물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단축형 간이 건강설문지를 통해 알아본 전반적인 건강 상태, 즉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에서는 높은 표출감정군에 속하는 환자가 낮은 표출감정군에 속하는 환자에 비하여 총점이 유의하게 낮았고 소영역중에서는 사회기능과 정신건강과 활력 점수가 유의하게 낮았다. 즉 9개 소영역 중에서 이 3개 영역이 가족의 감정표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 특히 활력이 두 군 간에 차이가 난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한 결과이다.
높은 표출감정군에 속하는 환자들은 낮은 표출감정군에 속하는 환자군에 비하여 회복에 대한 의지가 전체적으로 약했으며, 약물치료에 대해 더 부정적이고 병식 수준은 더 낮았다. 이런 결과는 종합적으로 환자의 치료 의지를 약화시키고 그것은 재발과 재입원으로 이어져 가족 부담을 증가시키고 환자에 대한 높은 표출감정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환자의 증상이 아니라 사회기능과 문제행동, 그리고 재발로 인한 재입원과 무직 상태가 환자에 대한 가족의 감정표출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의미는 조현병 환자에 대한 주 보호자의 표출감정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찾아보고, 나아가 주 보호자를 대상으로 표출감정이 높은 군과 낮은 군으로 나누어 두 군에 속한 환자들에게서 다양한 인구 사회적 요인과 임상 요인을 비교하였다는 점이다.
끝으로 본 연구의 한계는 대학병원 외래치료를 받고 있는 조현병 환자들중에서 증상의 정도가 가벼운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증상의 심한 정도가 환자에 대한 가족의 부정적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지 못한 점이다. 또한 다중회귀분석을 통해 5개 변인이 환자에 대한 주 보호자의 표출감정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인과성을 설명하기에는 본 연구의 표본이나 연구설계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영향요인 분석을 위한 연구 설계와 함께 전향적 연구 및 다기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나아가 5개의 변인이 환자에 대한 주 보호자의 표출감정을 58%를 설명해, 높은 설명력을 보이고 있으나 가족의 표출감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을 발굴하고, 이를 향후 연구에 포함하여 조사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결 론
조현병 외래환자들과 주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환자 가족에게 높은 표출감정을 유발하는 요인을 알아본 결과 조현병 외래환자에서 직업 여부, 유병 기간, 입원 횟수, 행동 및 증상, 약에 대한 태도가 환자 가족에게 높은 표출감정을 유발하는 관련요인으로 분석되었다. 그리고 높은 가족 표출감정군에 속하는 환자들은 낮은 가족 표출감정군에 속한 환자군에 비하여 입원 횟수가 유의하게 많았고, 직업 상태에서는 정식취업이나 부분취업 빈도가 유의하게 적었으며, 문제행동을 더 많이 보였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낮았고, 회복 의지가 약했으며, 약물치료에 대해 부정적이었고, 병식이 부족하였다. 조현병에서 환자에 대한 가족의 높은 표출감정은 재발을 잘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가족의 높은 표출감정을 유발하는 요인을 잘 조절한다면 향후 환자의 재발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