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환자에서 전기경련요법의 치료 기전 및 효과와 연관된 뇌영상 연구에 대한 문헌 고찰
Structural and Functional Brain Changes Following Electroconvulsive Therapy in Patients With Schizophrenia: A Literature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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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his review synthesizes research findings on the structural and functional brain changes observed after electroconvulsive therapy (ECT) in patients with schizophrenia. Structural neuroimaging studies suggest that the hippocampus, amygdala, and right insular cortex are the most critical areas implicated in ECT-related changes for these patients. Functional neuroimaging studies also highlight the involvement of the hippocampus, amygdala, and insular cortex, along with the prefrontal cortex, default mode network, and thalamostriatal system. We examine and discuss the potential implications of these incorporated findings. Given the relative scarcity of related studies, further research is needed to elucidate the mechanisms underlying the effects of ECT in patients with schizophrenia.
서 론
치료 저항성 조현병(treatment-resistant schizophrenia)은 적절한 용량의 두 가지 서로 다른 항정신병 약물로 최소 6-8주 이상의 충분한 기간 동안 치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반응이 없거나 부족한 것으로 정의되며, 조현병 환자의 20%에서 50%가 치료 저항성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고된다[1,2]. 임상적으로,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는 남성에서 더 흔하고, 질병이 더 일찍 발병(20세 이전)하고, 정신과 입원과 급성 악화 병력이 더 많으며, 치료받지 않은 정신증 기간(duration of untreated psychosis)이 긴 경향이 있다. 이런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는 관해 혹은 일반적 유지 치료 단계의 조현병 환자보다 약 3배에서 11배의 추가적인 사회경제적 부담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 임상적으로 치료 저항성 조현병이 의심될 경우 클로자핀을 사용하게 되는데,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 중 약 40%-70%는 클로자핀에 대해서도 치료 반응이 없거나 부족하다. 즉, 전체 조현병 환자 중 약 14%-20%의 환자는 클로자핀에 대해서도 저항성을 보인다[3,4].
전기경련요법(electroconvulsive therapy, ECT)은 항정신병 약물이 개발되기 이전인 1930년대 조현병 등 중증정신질환의 치료를 위해 처음 도입되었다. 당시는 인슐린 요법과 같은 실험적 치료 기법들이 중증정신질환 환자에게 시행되었던 시기로, 수용소(asylum) 형태의 정신병원이나 시설에서의 장기입원을 제외하고는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치료법이 거의 전무한 시기였다. 전기경련요법은 그 치료 효과에 힘입어 단기간에 전 세계적으로 시행되었으며, 특히 1940년대 유럽 및 미국을 중심으로 전기경련요법이 활발히 활용되었다. 하지만 1950년대 이후 항정신병약물의 개발과 시장 도입 및 일부 대중문화 등에서 기인한 부정적 인식 등이 겹쳐 점차적으로 전기경련요법의 사용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전기경련요법 역시 방법적으로 일부 현대적 발전을 거치게 되는데, 1980년대부터 전신마취 및 근육이완제를 이용한 수정 전기경련요법(modified ECT)의 도입으로 종전에 비해 환자의 부작용이나 통증 등이 크게 감소하였다. 또한, 전기경련요법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알려진 인지 부작용 역시 전극 위치(electrode placements)나 펄스 폭(pulse width) 등을 조정하여 일부 경감할 수 있게 되었다[5,6].
현재 전기경련요법의 가장 주된 적응증은 치료 저항성 우울증(treatment-resistant depression)으로, 항우울제 병합요법에 비해 강력하고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 거의 확증되었다[7,8]. 전기경련요법의 또 다른 주요 적응증으로는 긴장증(catatonia), 정신병적 우울(psychotic depression), 자살 위험성(suicidality), 약물 사용이 불가한 경우, 그리고 치료 저항성 조현병 등이 있다[9].
치료 저항성 조현병 역시 전기경련요법이 보조적으로 사용되는 대표적 임상 그룹에 해당한다[9,10]. 여러 임상 연구 및 체계적 문헌고찰, 진료 지침에서 치료 저항성 조현병 군에서 항정신병약물에 전기경련요법을 추가하는 것이 유의한 치료적 이점을 제공한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10-19].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에서 전기경련요법의 반응률(response rate)은 연구별로 다소 상이하나 66%에서 높게는 76.7%까지도 보고되고 있다[14,20]. 치료 저항성 조현병의 높은 유병률 및 이로 인한 부가적 사회경제적 비용 등을 고려하면, 전기경련요법을 치료 저항성 조현병 군에서 보다 더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늘고 있다[19,21].
비록 전기경련요법의 작용 기전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으나, 전통적으로 전신 경련 가설(generalized seizure hypothesis), 신경전달물질 및 신경내분비 기능 변화 가설(neurotransmitter and neuroendocrine function hypothesis), 신경영양 가설(neurotrophic hypothesis) 등이 전기경련요법 작용 기전의 가설로 제안되었다[22]. 뇌영상기법의 비약적 발전을 거치며 보다 최근에는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기경련요법이 양측 해마(hippocampus) 부피 증가를 유발한다는 일관된 결과가 보고 및 재현되었고[23-27] 이는 전기경련요법 효과를 설명하는 전통적 가설 중 신경영양가설을 보다 지지하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조현병, 특히 치료 저항성 조현병 그룹에서 전기경련요법 이후 임상적 호전을 유도하는 기전은 우울증에 비해 덜 연구되었을 뿐 아니라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본 종설에서는 조현병 및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기경련요법의 효과를 다양한 신경영상기법을 활용하여 분석한 연구들을 검토하여, 이들 임상군에서 전기경련요법의 작용 부위 및 치료 기전과 관련된 근거를 종합해 보고자 한다.
방 법
본 종설은 조현병 환자에서 전기경련요법 시행 전후 구조적 및 기능적 뇌 변화에 관한 주요 문헌들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였다. 문헌 검색은 PubMed 및 Google Scholar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였으며, 1990년 1월부터 2025년 2월까지를 대상 기간으로 하였다. 검색 쿼리는 “Electroconvulsive therapy”와 “Schizophrenia”를 반드시 포함하되, “Magnetic resonance imaging,” “Neuroimaging,” “Structural,” “Functional,” “Electroencephalogram” 중 최소 하나 이상의 키워드를 포함하도록 설정하였다.
상기 검색 쿼리를 통해 도출된 논문 중 조현병 환자에서 전기경련요법 전후로 최소 한 가지 이상의 구조적 혹은 기능적 뇌 영상이나 뇌파 변화를 분석한 건만을 추출하여 포함하였다. 또한 관련 종설[28,29] 및 진료지침의 본문 및 참고문헌의 수기 검토를 통해 본 종설의 주제와 관련성이 높은 주요 논문 및 최근 출간 논문은 분석 과정에 추가적으로 포함하였다. 1990년대 이전 출간된 논문은 그 수가 많지 않을뿐더러 연구 기법이 90년대 이후에 비해 상이하여 본 종설에는 포함하지 않았으며, 뇌영상이나 뇌파를 실제 환자군에게 적용하지 않았거나 이론적 배경 혹은 임상 의견만을 다룬 출간 역시 본 종설의 분석에서는 배제하였다. 본 종설은 동 분야에 기여를 한 이전 종설 및 최신 지견을 중심으로 비판적이고 통합적인 관점에서 2025년 2월 현재까지의 연구 동향을 정리하고, 향후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결 과
전기경련요법 전후 조현병 환자의 뇌 변화에 대해서 크게 뇌파 및 사건관련전위(event-related potential), 뇌 대사체(metabolites), 구조적(structural) 뇌 영상, 그리고 기능적 뇌연결성(functional connectivity) 변화로 나누어 결과를 종합하였다. 주요 결과는 Table 1과 같이 요약된다.
뇌파 및 사건관련전위 변화
2020년도 이전에는 전기경련요법이 뇌파 패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들이 일부 진행되었다. 전기경련요법은 다양한 주파수 대역에서 뇌파 에너지의 변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전측두엽(frontotemporal area)에서 저주파(델타파 및 세타파)가 증가하고, 알파파는 감소하는 양상이 보고되었는데, 이러한 변화는 일시적이었으며 전기경련요법 이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뇌파는 기저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30].
Griskova 등[31]의 연구에 따르면 전기경련요법은 사건관련 전위 P300의 요소인 N2 및 P3에 변화를 유발하는데, 구체적으로 두정엽 정중부(parietal midline)에서 N2 진폭이 증가, 전두엽 정중부(frontal midline)에서는 P3 잠복기가 연장되는 양상을 보고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전기경련요법 시행 횟수와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Griskova 등[31]은 이를 치료 과정에서의 신경 가소성을 시사하는 결과로 해석하였다.
Liu 등[32]은 전기경련요법이 조현병 환자에서 인지 기능 개선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하였으며, 특히 이러한 인지 기능 개선은 Mismatch Negativity 사건관련전위의 잠복기(latency) 변화와 유의한 상관관계를 나타냄을 보고하였다.
뇌 대사체 변화
2020년도 전후 일부 연구에서는 양성자 자기공분광법(Proton Magnetic Resonance Spectroscopy)을 활용하여 전기경련요법 이후의 뇌 대사체 변화에 대해 보고하였다. 두 개의 독립적인 연구에서 좌측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 PFC)과 양측 시상(thalamus)에서 N-acetyl-aspartate/creatinine (NAA/Cr) 비율 증가를 보고하였고, 특히 전기경련요법 이후의 증상 감소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고하여 NAA/Cr 비율 증가가 신경보호효과(neuroprotective effects)를 지닐 가능성에 대해 고찰하였다[33,34] 또 다른 연구에서는 내측 전전두피질(medial PFC) γ-aminobutyric acid 수치가 증가한 것을 보고하였다[35].
구조적 뇌 변화
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기경련요법 연구는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보다 상대적으로 적지만, 2020년대 초반 이후 이전에 비해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 및 최근 연구들을 종합할 때, 치료 저항성 조현병 군에서 전기경련요법을 적용하였을 때 해마(hippocampus) 및 편도체(amygdala)를 포함한 내측 측두엽 변연계 구조(medial temporal limbic structures), 그리고 우측 섬 피질(insular cortex) 부피 증가가 가장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으며, 세 부위 모두 전기경련요법 이후의 증상 변화와 연관성이 각기 다른 개별 연구에서 재현되고 있어 흥미롭다.
우선, 2017년 Thomann 등[36]은 전기경련요법을 치료 저항성 우울증과 치료 저항성 조현병 그룹에 적용한 뒤 구조적 뇌 변화를 비교하였는데, 두 임상 그룹 모두에서 전기경련요법 이후 해마와 섬 피질 부피 증가를 보였지만, 사후분석(post hoc analysis)에서는 조현병 그룹에서만 우측 섬 피질에서 유의한 부피 증가를 보였다고 한다. 이후 Gong 등[37]은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에서 기저(baseline) 시점 우측 섬 피질 부피가 전기경련요법의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음을 2020년 발표하였다.
더불어 Jiang 등[38]은 조현병 환자에서 전기경련요법 이후 양측 섬 피질 하위영역의 부피가 증가함을 보고하였고, 증가된 섬 피질 부피는 양성 및 음성 증후군 척도(Positive and Negative Syndrome Scale, PANSS)의 양성, 음성, 일반정신병리 하위척도(subscale) 모두와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보고하였다.
한편, Shan 등[39]이 2021년 진행한 연구에서는 기저 PANSS 점수와 전기경련요법 이후 해마와 편도체의 부피 증가가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냄을 보고하였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Choe 등[40]이 2024년 진행한 연구로, 치료 저항성 조현병 그룹에서 뇌자기공명 텍스처 분석(magnetic resonance texture analysis)을 통해 분석한 전기경련요법 이후 해마와 편도체의 회색질(gray matter) 미세구조 변화가 전기경련요법 이후 증상 호전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인다는 결과를 보고한 것이다. 이는 전기경련요법이 앞서 언급된 해마 및 편도체 부위의 회색질 부피와 같은 비교적 거시적(macrostructural) 뇌 구조 변화를 일으킬 뿐 아니라[39,40] 회색질의 미세구조(microstructural) 변화를 일으키며, 이러한 미세구조 변화가 치료 저항성 조현병군에서 전기경련요법의 치료 효과와 연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40].
이외 개별 연구들에서는 좌측 배외측 전전두피질(dorsolateral PFC) [36], 중측두이랑(middle temporal gyrus), 상측두이랑(superior temporal gyrus) 및 좌측 하전두이랑(inferior frontal gyrus) 등의 영역에서의 부피 증가가 보고된 바가 있다[37].
이렇듯 조현병 환자에서 전기경련요법 후 해마와 편도체 부피 증가는 치료 저항성 우울증에서 보고되고 재현된 결과와 일치하며, 이는 이들 부위의 기저 특징이나 전기경련요법 후 변화가 우울증뿐 아니라 조현병 환자에서 역시 전기경련요법의 치료 효과를 매개하는 공통 기전을 반영할 가능성을 시사한다[28]. 조현병 환자에서 전기경련요법 이후 해마 부피의 증가와 증상 호전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여러 연구들에서 혼재된(mixed) 결과를 보이고 있는데, 흥미롭게도 이 역시 우울증 연구 결과들과 같은 양상이다. 한편, 아직 연구 숫자가 제한적이기는 하나 조현병에서 전기경련요법 이후 섬 피질 부피의 증가와 증상 호전 간의 상관관계를 보고한 결과가 제시된바 있어[38] 전기경련요법 이후 우측 섬 피질 부피 증가는 해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현병에 더 특이적일 가능성이 있다.
기능적 뇌연결성 변화
다른 어떤 정신질환에서보다 조현병에서 기능적 뇌연결성의 문제가 크게 시사되는 만큼, 조현병에서 전기경련요법 이후 기능적 뇌연결성의 변화는 특히 2020년대 이후 보다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기능적 뇌연결성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기법을 통해 연구되는 데, 분석 기법 등이 구조적 뇌영상에 비해 다양하여 결과를 일반화하기는 다소 어려우나, 최근 연구 결과들을 종합할 때 반복적으로 함의되는 부위는 다음과 같았다: 해마, 편도체, 섬 피질, 전전두피질, 시상선조체 시스템(thalamostriatal system),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한 연구에서는 전기경련요법 이후 안와전두피질(orbitofrontal cortex) 및 내측 측두엽(medial temporal lobe) 사이의 기능적 연결성 변화 및, 우측 편도체와 좌측 해마 간 연결성 감소가 치료 저항성 조현병 군에서 전기경련요법 이후 증상 완화와 연관된 것으로 보고하였다[41]. Hu 등[42]이 진행한 2022년 연구에서는 전기경련요법 이후 조현병 환자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내부의 과연결성(hyperconnectivity)이 개선되며 이는 증상 변화와도 연관됨을 보고하였다.
편도체를 기준 영역(seed)으로 하여 편도체와 다른 뇌 영역의 연결성을 분석한 Thomann 등[36]의 연구에서는 조현병에서 전기경련요법 이후 우측 편도체와 내측 전전두피질, 섬피질, 배외측 전전두피질을 포함한 다양한 영역 간의 휴지기 뇌연결성(resting-state functional connectivity)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하였다.
한 연구 그룹은 전기경련요법을 받은 조현병 환자와 항정신병 약물만으로 치료받은 조현병 환자를 전체 뇌영역 분석(whole-brain analysis)으로 비교하였을 때, 전기경련요법을 받은 그룹에서 복내측 전전두피질(ventromedial PFC)과 배내측 전전두피질(dorsomedial PFC)의 연결성의 증가를 보고하였다[43]. 해당 연구 그룹은 섬 피질[38], 해마[44], 및 시상[45] 하위영역(subregion)에 대한 추가 분석을 수행하였다. 전기경련요법 이후 양측 섬 피질 하위영역의 부피 증가 및 섬 피질 하위영역 간 연결성 증가가 관찰되었고, 부피 및 연결성 변화 모두 증상 변화와 상관을 보였다[38]. 전기경련요법이 효과적이었던 조현병 환자군에서는 해마와 전전두엽 사이, 해마와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사이[44], 시상과 측두엽 사이, 그리고 소뇌 내부 영역 간의 휴지기 뇌연결성도 증가함을 보고하였다[45].
보다 최근에는 Geng 등[46]이 1회만의 전기경련요법으로 조현병 환자의 우측 섬 피질의 다양한 네트워크 효율성(efficiency)이 유의하게 개선되었으며, 8회까지 전기경련요법을 시행했을 때에는 개선되는 네트워크 영역이 증가하였음을 보고하였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임상적으로 첫번째 전기경련요법 세션 이후 증상 호전도가 8회기 이후 전기경련요법에 의한 임상 호전도를 이미 매우 유의하게 예측했다는 점이다[46].
이외에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에 그래프 이론(graph theory)을 적용해 네트워크 중심도(degree centrality), 국소 및 전반적 효율성(local or global efficiency) 등을 분석한 Ding 등[47]의 연구에서는 조현병 환자에서 전기경련요법 이전 우측 상측두이랑에서 감소된 중심도 및 효율성, 그리고 좌측 띠이랑(left cingulate gyrus)에서 증가된 중심도 및 효율성을 보였으나, 전기경련요법 이후에는 양측 상전두이랑(superior frontal gyrus) 네트워크 국소 효율성이 개선되었으며, 이러한 전기경련요법 전후의 네트워크 변화가 PANSS 점수 호전과 유의한 상관성을 보임을 보고하였다. 이는 전기경련요법이 조현병 환자의 신경 네트워크 연결성을 국소 및 전반적으로 변화시키며, 이러한 네트워크 특징의 변화가 치료 효과와 연관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이다.
또 비록 아직 초기 단계이나,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군에서 전기경련요법 전후로 보이는 네트워크적 뇌연결성 이상 및 변화를 다변량 패턴인식(multivariate pattern recognition)과 같은 전체 뇌영역 분석을 통해 특징짓고, 이를 통해 전치경련요법의 효과를 사전 예측하려는 연구도 시도되고 있다[48].
고 찰
본 종설에서는 조현병 환자에서 전기경련요법 전후 관찰되는 구조적 및 기능적 뇌 변화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였다. 최근 10여 년간 출간된 연구 경향을 살펴보면, 특히 2020년대 전후로 조현병 환자에서 전기경련요법 이후 뇌 변화와 증상 호전 등을 예측하려는 뇌영상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시기적으로 2015년도 전후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군에서 전기경련요법 이후 해마 부위의 부피 증가가 나타남이 여러 각기 다른 연구들을 통해 재현된 이후이다. 앞서 논의한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면 조현병에서 역시 전기경련요법 이후 구조 및 기능적 뇌영상 모두에서 해마와 편도체를 비롯한 내측 측두엽 부위가 주요한 부위로 시사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우측 섬 피질 영역 역시 구조 및 기능적으로 조현병 환자군에서 전기경련요법과 연관됨이 각기 다른 연구에서 시사되었다. 기능적 뇌영상 연구에서는 앞서 언급된 해마, 편도체, 우측 섬 피질 외에도 전전두피질,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시상선조체 시스템이 여러 연구들에서 비교적 공통적으로 함의되었다.
먼저, 해마 및 편도체는 조현병 환자에서 전기경련요법 이후 회색질 부피의 증가나 텍스처 분석 등에서 함의된 회색질 미세 구조의 변화뿐 아니라 조현병 환자에서 보이는 해마 과활성(hippocampal hyperactivity) 및 해마와 기타 뇌 네트워크 간의 연결성 이상, 그리고 전기경련요법 이후 보고되는 해마 과활성의 정상화 등 여러 연구 결과들을 종합할 때 우울증에서뿐 아니라 조현병에서 역시 전기경련요법과 연관된 주요한 부위일 가능성이 크게 시사된다[28]. 더불어 전기경련요법 이후 해마 부피 증가 및 해마 과활성 감소는 각각 전기경련요법의 신경영양 가설과 전신 경련 가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주요 근거이기도 하다.
섬 피질의 경우 전기경련요법의 맥락 내에서 해마 등 내측 측두엽 영역에 비해 덜 논의되었지만, 최신 연구 결과들을 종합할 때 조현병에서 전기경련요법의 주요한 구조, 기능적 변화의 중심(hub)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우선, 섬 피질은 해부학적으로 측면 고랑(lateral sulcus) 안쪽 깊숙하게 위치하는데, 이는 전두엽, 측두엽, 두정엽의 경계 부위이며 실제로 섬 피질은 이들 세 영역의 피질들이 혼합되어 구성되어 있다. 기능적으로도 전두엽, 측두엽, 변연계, 두정엽 등 체감각부위와 매우 밀접하게 상호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내수용 감각(interoception), 다중 감각 처리(multimodal sensory processing), 자기 관련 인지·감각 처리(self-related process), 사회적 감정 처리(social emotion processing), 청각 정보 처리 등 매우 다양한 기능에 관여한다. 또 섬 피질은 조현병 환자의 구조적 뇌영상 연구에서 부피 감소를 보이는 가장 일관된 영역 중 하나로, 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전체 뇌영역 분석을 통한 구조적 뇌영상 연구 중 약 40%에서 우측 섬 피질의 부피 감소를 보고하였으며(좌측 섬 피질은 50%) [49], 관심영역(region of interest) 분석 연구까지 포함한 메타분석에서는 조현병 환자에서 가장 흔하게 부피 감소가 보고되는 뇌영역이었다[50]. 특히 조현병에서 우측 섬 피질의 부피 저하가 더 심한 망상[51]이나 병식 부족[52]과 연관된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어 흥미롭다. 본 종설의 내용만으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으나, 섬 피질의 독특한 해부학적 위치와 주변 다양한 뇌 영역과의 높은 연결성, 그리고 자기(self) 관련 인지·감각, 사회적 감정, 청각 정보 처리 등 조현병의 핵심 증상과 연관이 높은 여러 기능에 관여하는 영역임을 고려하면, 조현병 환자에서 전기경련요법 전후 섬 피질의 구조·기능적 특징 및 증상 호전과의 연관성에 대한 추가 연구는 상당히 흥미로운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사료된다. 특히 최근에 발표된 Geng 등[46]의 연구에서 1회기의 전기경련요법만으로 우측 섬 피질 영역의 기능적 네트워크 지표들이 다수 개선되었으며, 임상적으로는 1회기 전기경련요법의 효과가 전체 8회기 전기경련요법의 전체 효과를 유의하게 예측하였다는 결과는 매우 흥미로운데, 이는 섬 피질 네트워크가 조현병 환자에서 전기경련요법 이후 변화가 일어나는 주요한 영역이며, 특히 전기경련요법의 효과를 조기에(1회기 후에) 예측할 수 있는 주요 후보 영역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한다.
한편, 조현병의 병태생리에 대한 현대적 가설에 따르면 조현병은 국소적 뇌부위의 문제가 아닌 여러 기능적 뇌 네트워크 간의 연결 장애 증후군(dysconnection syndrome)으로 인식되고 있으며[53], 실제로 이러한 기능적 뇌연결성 이상 및 신경 흥분/억제 불균형(excitatory/inhibitory imbalance)이 조현병 환자의 다양한 증상과 연관됨이 알려져 있다. 또한 전기경련요법은 그 동물 모델인 전기경련모델(electroconvulsive seizure)에서 신경생성(neurogenesis)이나 해마 부피 증가와 같은 구조적 변화를 일으킬 뿐 아니라 전기 자극 이후 광범위한 뇌 활동성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에 대해서도 잘 알려져 있다. 한편, 전기경련요법이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에서 클로자핀에 동반해 사용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임에도 불구하고[14,20], 전기경련요법을 받은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 중 약 1-3 가량에서 치료 반응이 여전히 없거나 불충분한 것을 고려하면[14], 최근 조현병 환자의 기능적 뇌 네트워크에 대한 다양한 분석을 통해 전기경련요법에 대한 치료효과를 정량하거나 예측할 수 있는 마커에 대한 연구 관심사가 높아지는 것은[46-48] 향후 전기경련요법의 보다 효과적인 적용을 위해서도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기저 혹은 전기경련요법 적용 초기 시점의 기능적 연결성 패턴이나 뇌파 연결성 특성 등을 활용하여 치료 반응을 조기 예측하기 위한 후속 연구 노력이 필요하다.
본 종설은 기존 및 2021년 이후(-2025년 2월까지의 최신 지견을 포함) 최근 연구 지견들을 종합할 때 2021년 발표되었던 조현병 환자에서 전기경련요법의 효과와 연관되는 뇌영상 연구들에 대한 두 편의 체계적 문헌 고찰 결과를 대체로 재확인하였다고 여겨진다[28,29]. 또한, 앞서 언급된 조현병 환자에서 전기경련요법의 임상·연구적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임상가 및 연구자들이 향후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에서 보다 최적화된 전기경련요법 프로토콜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결 론
본 종설에서는 조현병 환자에서 전기경련요법 전후 관찰되는 구조적 및 기능적 뇌 변화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였다. 구조 및 기능적 뇌영상 모두에서 해마와 편도체를 비롯한 내측 측두엽 부위와 우측 섬 피질 영역이 가장 주요한 부위로 시사되고 있었다. 기능적 뇌영상 연구에서는 앞서 언급된 해마, 편도체, 섬 피질 외에도 전전두피질,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시상선조체 시스템이 여러 연구들에서 공통적으로 함의되었다. 한편, 전기경련요법을 받은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의 1-3 가량에서 여전히 치료 반응이 부족함을 고려하면, 전기경련요법의 치료 효과 조기 예측을 도울 수 있는 지표를 발굴하려는 후속 연구 등에 대한 노력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Notes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 has no potential conflicts of interest to disclose.
Funding Statement
None
Acknowledgments
None